드디어 2012년의 마지막 날이 왔네요.
올해는.. 아니 올해도 말도많고 탈도많은 한해였습니다.
원래라면 쓸 계획이 없었는데, 타무라 교수님의 페이스북을 보고
나도 한번 써 봐야지... 라는 생각으로 쓰게 되었답니다.
올 한해를 돌아보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이런 것이 기록으로 남으면 나중에 읽었을 때 재미있기도 하니까요.
먼저 1월부터 시작할까요.
1월
2011년 12월 27일 새벽 3시반 쯤. 자전거 사고가 나서 결국 한국에 돌아가게 된 뒤로,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한국에 들어가서 병원을 다녔습니다.
한번에 치료하기에는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어요... 위쪽 치아 뼈 부분이 다 부서졌거든요.
아직 일본어학원(일본에 있는)도 수료하지 않았던 상태라 한국-일본 통학으로
모자란 출석을 채우기로 했답니다. 80%의 출석률만 있으면 수료증은 받을 수 있으니까요.
대학 면접준비로 일본에 가야만 하는 이유도 있었구요.
정말 무슨 생각으로 버텼는지 모르겠네요.
치과가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 졌고...
치아가 건강하면 치료할 때 전혀 아프지 않다고 하던데, 정말로 그렇더라구요.
모자란 출석을 배 타고 다니면서 채우고, 숙제를 인터넷으로 받아서 하고, 메일로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소소하게 한국에서 집안일도 돕구요. 아프다는 핑계로 딩굴딩굴 거리긴 했습니다만.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냥 부모님한테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 뿐이었던 것 같네요.
2월
후쿠오카 면접이 있었어요. 2월2일에. 그래서 2월1일에 일본으로 오고.. 학원에서 면접준비를 한 뒤에
바로 다음날 면접을 봤는데, 눈오고! 바람 엄청 불고! 춥고! 다들 똑바로 걷고 있을 것이 분명한데
바람이 얼마나 센지 옆으로 밀리더라구요. 계속 웃으면서 걸었답니다.
그리곤 친구가 일본으로 놀러와서 재미있게 놀기도 하고-
다이어리를 보니 병원만 6번 다니고 일본만 3번 왔다갔다 했네요. 돈 엄청 들었었는데...
22일에 후쿠오카 대학교 결과 발표가 있었어요. 아, 참고로 일본 대학은 한국과는 다르게 4월부터
학기가 시작된답니다. 그래서 좀 늦어요.
결과는 합격. 오오오오오- 라고 감동... 까진 아니고, 결국 외국 대학 들어가는구나...
어이쿠 등골 브레이커... 라는 생각부터 들었던 것 같아요.
근데 웃긴게, 큐슈대학 면접이 2월 말쯤에 있었어요. 이미 후쿠오카 대학교 결과가 나왔는데
큐슈대학 면접이 그 뒤에 있다니.. 이것 참 =ㅅ=)a
근데 확실히 큐슈대학 면접은 어려웠어요.
영어로 자기소개 하는거야 뭐... 어찌어찌 하겠는데, 공부도 안했던 미적분을 설명하라니..
...으... 물론 공부가 부족했던 것은 늘 느끼고 있었지만, 한국어로도 설명 못하는 것을
일본어로 설명하려고 하니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꽤 바빴던 2월이었어요. 출국 전 병원, 귀국 후 병원의 연속이었으니까요.
3월
큐슈대학은 떨어질거 뻔히 아니까... 후쿠오카 대학에 입금을 했답니다.
한국에서 다니던 대학 자퇴서도 내고- 학원도 가고... 병원도 다니고.
앜ㅋㅋㅋㅋ 병원만 10번 ㅋㅋㅋ
이달에 급하게 임플란트 수술도 하고, 쉽게 끝나서 4월부터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되었답니다.
아, 사고나서 어디갔지? 했던 자전거도 경찰서에 있다고 들어서 가지러 갔었구요.
경찰이 괜찮냐고... 근데 쌍방이라 어쩔 수 없다네요. 연락도 안되구요. 그냥 포기했죠 뭐.
이때 사실 많이 괜찮아져서 까불까불 했었답니다.
이힛, 대학 간다 앗싸-! ...해서는 안될 짓이건만. 이제 생활하게 되었으니,
집 주인에게 자리 오래 비워서 미안하다고도 이야기 했었고... 친구들한테도 연락 했었죠.
시간이 많이 남아서 혼자 후쿠오카에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도 갔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냥 거기서 거기- 라는 느낌도 드네요. 그냥 싼데 가야지.
포스팅은 왜했대 orz...
이제 대학을 들어간다 싶어서 두근반 세근반. 어떤 생활이 보일까-? 긴장도 했답니다.
4월
학기가 시작되었어요.
수업 등록하는 방식이 조금 복잡했던게, 인터넷으로 하긴 하는데 일단 책을 보고 거기서 수업을 골라,
정리를 한 뒤에 인터넷에서 하나하나 찍어 넣는 식이더라구요. 말이야 쉽지,
해커스 토익 책 3권분량을 본다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더라구요.
죽다 살아나서일까요, 참 모든게 아름답더라구요. 벚꽃이 피어서 더 그랬던 것 같네요.
혼자 여기저기 돌아다녀도 보고, 꽃놀이도 가고...
서클에 들어간 것도 이때에요. 첫 1주쯤에 서클 권유기간이라는 것이 있는데,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자신이 하고싶은 서클에 들어가면 된답니다.
한번 모이는 날이 있는데, 그때 출석하고, 이야기를 듣고, 계속 해야지- 싶으면 그자리에 남아 있으면 되요.
정말이지 신선한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활기차게 움직이는 학생들, 처음으로 밴드에 들어가 본 일,
여러 사람과의 어울림... 그 순간 순간, '처음'이라는 것이 그렇게 소중하게 아직도 가슴 속에 남아 있답니다.
물론 무섭기도 했어요. 무시당하면 어쩌나, 내 말이 통하지 않으면 어쩌나, 잘 어울릴 수 있을까...
그래서 제 성격을 좀 더 감춘 것도 있나봐요. 원래 좀 막말하고 쉽게 짜증내는 성격인데.
(남자는 그래서 군대를 다녀와야 배운게 참을성 뿐이니 이거 원)
5월
잠도 많이 오고, 일본에서 5월병 이라고 하는 달이에요.
나른- 하고, 뭐든 하기 싫고, 매일매일이 월요일같고 ;ㅁ;!!!!
그래도 첫 1주? 2주는 참 잘 버텼는데... 이건 뭐 봄날 발정난 고양이마냥 여자친구를 원해서...
여기저기 소개좀 시켜주라- 라고 이야기 했는데 그게 역ㅋ효ㅋ과ㅋ
사실 주위 친구들과도 그렇게까지 친해지지 않았던 때라서, 잘 통하지가 않더라구요.
여러가지로 커뮤니케이션이 힘들었던 때였어요.
친한 사람들한테 혼나기도 하고...
'너 그렇게 여친 여친 하면 혼난다?! 앙?!'
여러모로 제 다른면을 보여줬던 달이었어요. 한국에서 친구가 와서,
같이 술먹으러 자주 가는 바에 갔더니 너 원래 이런 면도 있었냐면서 상당히 놀라더라구요.
...뭐, 친하니까. 막말하고 사는거지 뭐...[...]
6월
왠지 글이 점점 짧아지는 느낌이 들어요. 사실 5월 6월 7월은 그닥 좋은 기억이 별로 없다고 해야할까...
사실 좀 미쳤던 달이에요.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할까...
점점 스트레스만 쌓이고, 발산은 못하고.
사실 이때 무슨 말을 못하겠더라구요. 대학 친구들은 나이가 다들 4~7살은 어리기도 하고,
해외에 있는 외국인 심정을 알까 싶기도 하고. 카운셀링을 받자니 그정도로 미치진 않았고.
그저 집에서 술퍼먹고 자고 학교가고..
단순히 여자친구를 원해서 그랬던 것이 아니고.. 아니 차라리 그런거면 낫지.
일본어 말하는 것도 귀찮고, 그렇다고 한국어 말하자니 이건 아니다 싶고.
한국으로 돌아갈래! 도 아니고. 주변 상황이 너무 답답하더라구요. 뭔가 꽉 옥죄고 있는 느낌처럼.
좋은 기억도 별로 없다보니 쓸 말도 없네요. 대체 뭐했지?
아, 이때 알고 지내던 교수님 제미를 도와드렸어요. 물론 돈 받고!
한국 가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거기서 좀 도움을 주면 좋겠다는 의뢰를 받아(?)
일을 시작 했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더라구요...
공부도, 일도, 연애도, 인간관계도 제대로 안된 달이었네요.
7월
서클에서 라이브가 있었어요. 일단 1일에 음악의 밤 이라는 주제로 대표 한팀이,
14일에는 전부원이 나와서 하는 라이브.
친해진 애들이 저희집에 와서 술도 먹고 했는데... 아직 어려서 그런가? 일본이 이런가...
다들 그냥 서먹서먹. 저희처럼 와- 먹자- 와- 이런게 아니고. 홀짝. 음... 홀짝. 음...
내가 감질나서 진짜 ㄱ-
아, 라이브 이야기를 다시 할까요.
14일에 라이브를 했는데, 인생 첫 라이브! 와! 재미있었어요. 물론 실수도 많이하고,
배도 많이많이 아프고... 그래도 사람들 앞에 서서 노래를 한다는게 즐겁더라구요.
...라이브 끝나고 이게 대체 무슨짓이야..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긴 했지만, 뭐 어때요. 즐겼으니까 다행이죠 뭐.
아 근데 진짜 끔찍하네요. 어쩌지.
마지막 주 부터는 시험기간이었어요.
첫 시험! 와! ...사실 시험기간 전주에 친구가 놀러와서 아오... 열심히 놀고, 시험 전날부터 벼락치기로
엄청 공부를 했답니다. 시험이 띄엄- 띄엄- 있어서 천만다행이었어요.
즐거웠지만 끝난 뒤의 허무함이 계속 남았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네요.
마지막 밴드를 보면서 아... 끝이구나... 좀 더 보고싶다- 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20대 중반에 대학 새내기의 기분을 다시 느꼈다고 해야되나...?
8월
시험끝! 놀자!
라고 생각했던 것도 첫 1주 뿐...
한국 돌아가자 마자 병원 병원 병원 병워어어어어어...
사실 임플란트가 끝난게 아니었거든요. 임시치아를 꺼내고, 제대로된 녀석을 끼우고,
잇몸 갈아서 가짜 이도 넣고! 끄앍 ;ㅁ;
병원에서 계속 속으로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서울에 가서 친구도 만나고...
성적도 나왔어요! 생각보다 좋은 점수를 받아서 한시름 놓았답니다.
집에 돌아와서 일까요, 높은 파도처럼 출렁이던 마음도 대체로 진정되었어요.
...밴드 때문에 대체 무슨일일까 고민 많이 했었지만..
9월
개강이 중순 쯤에 있어서, 다시 일본으로 왔답니다.
밴드도 다른 팀으로 다시 시작하게 되었구요.
사실 '나 밴드 못들어가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이 많았는데, 하게되서 참 다행이었답니다.
(1학기에 한번씩 정기공연이 있는데, 공연을 하기위해 1학기에 한번씩 밴드를 결성한답니다. 라이브가 끝나면 밴드도 해산! 하는 것이 기본.)
그리곤 기억에 남는 이벤트는... B그룹 술자리?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캠프를 다녀왔는데, 거기서 만난 친구들과 술도 한잔- 두잔-
연애가 시작되나... 싶더니 물거품이고... 에휴...
10월
이때였나 9월인가? 한국 가자! 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아, 9월이었나봐요.
그 준비로 점점 바빠오기 시작하더라구요. 일주일에 한곡씩, 점점 외울 건 많아지고...
공부 집중...은 잘 했었죠. 알바 안하는데 =ㅅ=)a
근데 은근히 스트레스가 쌓이더라구요. 노래도 못하는데 요구치는 높아져 가고.
난 못하겠는데 하라고 하고 ㄱ-
결국 라이브를 한번 했답니다. 중간에 가사를 까먹어서 어버버버버...
다들 돈이 없던 월 말이라 뒷풀이도 없이 그냥 끝나버렸어요.
생각보다 아쉬움이 없던 라이브... 였나? 아쉬움이라기 보다는 연습 부족인 자신에게 많이 실망했었죠.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고보니 무슨 모임이 좀 많았던 것 같네요.
피자파티도 있었고, 술모임도 있었고. 건진건 없지만?
그리고 11월에 한국에 가는 것이 결정되고, 비행기 티켓 사고, 호텔 예약도 하고.
다시 두근두근하더라구요.
근데 문제는 11월에 한국 가는게 관광이 아닌 라이브였다는 것이 문제였지...
11월
1일부터 한국! 5일까지!
와! 한국이다! 놀러가자!
...는 개뿔. 도착하자마자 밤새 연습하고, 다음날 라이브하고, 자고 일어나서 관광 쬐끔 하고
연습하고, 자고 일어나서 연습하고 라이브 하고, 뒷풀이 하고 자고 일본귀국...
버엉...
뭐야 이게...
어버버버버....
어버버한 기분으로 쪽지시험 치고, 수업듣고, 근데 친구는 사고나서 병원에 실려가고..
결국 그 친구가 들어가 있는 밴드 없어져서 어쿼스틱 밴드 결성되고.
모든게 폭풍처럼 지나가더라구요. 처음을 너무 정신없이 시작했나...?
게다가 12월 라이브는 점점 다가오는데 노래는 점점 자신없고 못부르겠고...
어라? 이거 슬럼프?! 우와?!
12월
...근데 12월 1일에 라ㅋ이ㅋ브ㅋ
1학년으로 구성된 밴드가 있는데, 실전연습 겸 라이브를 한번 했었어요.
근데 생각보다 재미있었... 뒷풀이도 재미있었는데, 생각보다 제가 취해서... 어이쿠야..
정기공연도 15일에 있었어요.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아마추어.. 도 안되는
그냥 노래 부르는거 좋아하는 애가 3밴드 나가는건 확실히 무리더라구요.
마지막에 힘 딸려서 내가 노래를 하는건지 음악에 맞춰서 내가 말을 하는건지...
감기걸려 악먹고 골골골골 하기도 하고.
빨리 나으려고 별의 별 짓을 다 했고..
내년에 밴드 할 수 있을까 걱정이에요.
아! 생에 두번째 미팅을 나갔어요. 그냥 재미있게 마시고 놀고- 즐거웠던 하...루... 였을까.
뭔가 애달프지만. 저만 즐거우면 된거죠 뭐.
그리고 23일에는 크리스마스 파티~! 자주가는 술집 단골(...)들 끼리 모여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했어요.
샴페인도 하나 사가고, 가서 일하고 노래부르고 즐겁게 떠들었답니다.
그런데... 25일 부모님에게서 급 귀환명령...
으허허허허 ;ㅁ;... 26일에 교수님 보기로 하고, 27일에 노래방도 가고, 생일파티도 하고,
28일에 모여서 공부도 하기로 했는데!!
다 캔슬하고 일단 들어갔다 왔답니다. 연말에 일이 좀 바빴나봐요.
그리고 오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이 새벽에 한해를 정리하면서... 음... 중간부턴 약간 귀찮아져서 대충 쓴 것도 있지만.
'처음'이 많았던 한해인 것 같아요.
이것이 다 추억이 되고, 미래의 발판이 되겠죠? 이걸 내년에도 생각 할거고.
과거를 되돌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되고싶다! 라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것 같아요.
늘 집에서 듣는 말이긴 한데.
이렇게 쓰는 것도 참 괜찮은 것 같네요. 길어서 좀 귀찮긴 하지만.
...으음.. 쬐끔 읽어보니 마지막엔 역시 횡설수설하네요.
그래도 수정하는건 귀찮으니까! 잘거니까! 패스! 모르겠다!
이 글을 보신 여러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잘가라 2012년 ;ㅁ;!!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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