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013 - 07 - 09

Ken)BlackBag 2013. 7. 9. 00:47

또 우울하게 일기를 시작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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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시죠?

저는 아직 살아 있답니다.

누가 이 글을 보고 있을라나- 뭐... 보든 말든 일단 자기 만족이죠. 예.


올해는 일본와서 2년 반 중에 제일 힘든 해 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3년째 되는데, 3년째가 힘든거죠.


작년까지는 새로운 것들이 주변에 넘쳐 흘러서

감동하고, 즐겁고, 재미있는 일만 있었는데

올해는 익숙해지고, 주변 사람들의 내면도 보이고,

저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제 근처에서 떠나가고 등등

이제서야 주변이 보이기 시작하나봐요.


늘 재미있는 것, 즐거운 것만 찾아다니다가

익숙한 생활,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것도 있나봐요.


곁에서 저를 지지해주는 사람도 없고.

다들 자기 갈길 바쁘니까요.


부모님은... 멀리 떨어져 있으니 별 수 없죠. 가끔 통화하고 위로받고.

그냥 그게 다네요.


아무리 말이 통하는 상대가 있어도 몸이 멀어지면 말이 통하지 않을 때가 있으니까,

그게 약간 견디기 힘드네요.


생각대로 되지 않는 일도 참 많아졌구요.


이해해달라고 이야기를 하면 눈 앞에서는 이해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이해 못하는 사람들도 많고...

그것이 문화 차이, 사람의 차이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도 보이고,

저도 실수하는 경우가 잦아지는 것 같네요.


결국 또 고립. 아웃사이더는 이래서 아웃사이더 인가봐요.


그렇다고 특출난 것도 없고.


일본어 잘한다고 주위에서 말 해 주면 뭐해요. 저보다 잘난사람, 재미난 사람 있으면

그쪽으로 흥미를 갖는걸.


쓰다보니 내가 모자란거 맞네.

찌질하기도 하고.


암튼 자기비하 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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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요즘 되는 일이 없네요.


공부

서클

인간관계


이것만은 뛰어나다! 하는 것도 없이 중간도 못하는 느낌이에요.

여기저기서 무시당하기나 하고,

뭔 말을 못해.


대단하다고, 잘 한다는 말을 들을수록

나는 아닌데, 못하는데. 큰 기대감을 가지는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네요.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말을 건네는 사람은 가벼운 마음으로 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들을수록 마음이 무거워 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봐요.

가볍게 생각하기가 힘드네요.


마음이 좁쌀이야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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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야죠.

무사히 졸업하고, 무사히 취업하는게 목표니까요.